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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대국이 세계인의 관심 속에 막을 내린 가운데 최근 정부가 AI 등 지능정보기술산업 분야에 올해부터 5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나서서 미래의 먹거리를 찾겠다는데 사족을 달 이유야 없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반응은 개운치만은 않은 듯하다. 국민적 관심에 편승해 또 하나의 전시성 정책을 던져놓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무엇보다 ‘2019년까지 지식 축적 분야의 기술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다’는 당찬(?) 목표를 듣다 보면, 중화학공업 시대의 잣대로 ICT(정보통신) 산업을 바라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들 한다.
 ‘아이폰 혁명’ 이후 ‘한국의 스티브 잡스’는 국가적인 화두였다. 민·관이 따로 없었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육성하겠다”며 시작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사업’도 그중 하나다. ‘한국형 스티브 잡스’를 배출하겠다며 연간 수십억원을 들여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취업준비생들의 스펙쌓기용으로 전락했다”(전병헌 의원 2015년 국감자료)는 비판을 받았다.
 때마다 ‘한국의 주커버그’ ‘한국의 빌 게이츠’ 등 구호는 요란하지만 결실은 없다.
 ICT산업, 그중에서도 AI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분야다. 상상력과 열정 가득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는 토양에서나 가능한 분야다.

 

 # 2.
 ‘아이폰의 아버지’ 잡스와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의 공통점은? 게임회사에서 경력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잡스의 첫 직장은 오락실용 게임을 만들던 ‘아타리’다. 1974년 대학교를 중퇴한 잡스는 ‘놀면서 일한다’는 광고에 이끌려 아타리에 들어가 게임 기획자로 일했다. 잡스의 친구인 워즈니악 역시 게임광이었다. 두 사람은 게임을 즐기며 뒷날 세상을 바꾼 ‘애플 신화’의 프롤로그를 써내려 갔다.
 허사비스의 이력 역시 게임과 뗄 수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게임 개발자가 된 그는 <신디케이트> <테마파크> 등의 게임을 만들었다. 이후 캠브리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과정을 마치고 업계에 복귀한 그는 세계적 게임개발자 피터 몰리뉴와 함께 게임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명작 <블랙&화이트>를 개발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였다.
 게임회사에서 일하면서 허사비스는 게임이야말로 가장 창의적인 작업이며 ‘인공지능의 창의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이나 <스타크래프트>를 다음 도전상대로 지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3.
 지난달 25일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게임을 마약·알코올처럼 질병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이 들끓었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게임중독이 당장 질병코드에 등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만간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은 분명하다.
 물론 게임에 대한 규제 시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게임업계의 우려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지난해 복지부가 공개한 공익광고에는 현실과 게임을 구분 못하고, 초췌한 상태로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게임이 질병으로 관리된다면, 인재의 유입이 줄어 산업의 근간이 허물어 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허사비스’는 요원하다.
 남궁훈 카카오 부사장은 최근 “게임산업의 발전은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 수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게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사비스는 왜 수많은 작업 중에서 게임을 인공지능이 도전해야 할 분야로 본 것일까. 그 자신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인공지능에 눈을 떴고, 게임이야말로 창의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허사비스는 게임 업계에 공헌한 것을 인정받아 2009년 영국 왕립예술협회 특별회원이 됐다.  

Posted by 조진호

 

 

1.
고집불통 ‘할배’가 있었어.
자동차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은퇴한 후, 낡은 집을 수리하거나 저녁때 테라스에 나와 애견을 옆에 앉혀놓고 담배를 피우고 맥주를 마시는게 소일거리였지.
전쟁에 참전해 상처를 받았는지 늘 뭔가를 괴로워하고, 부인이 죽고 난후에는 고집불통 성격 탓에 자식들과도 왕래를 거의 하지 않은 듯 했어.
그런데 할배는 모든 게 혼란스러워. 지금까지 자신이 옳다고 믿고 살아왔던 많은 가치들이 변하는 것을 보는게 영 불편했어.
무엇보다 이웃이라 여기던 이들은 모두 이사 가거나 죽고 난 동네에 외국인 이민자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게 영 못마땅해. 왜 저들은 우리가 애써 만든 나라에 몰려와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일까, 그런 거였지.
어느 날 이웃집 이민자 소년이 갱단의 협박으로 자신이 아끼던 자동차를 훔치려던 것을 막는 와중에 본의 아니게 할배는 소년 가족들의 영웅이 되지. 이후 이들과 교류하며 할배는 자신이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했던 삶의 가치들이 오히려 이들에게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어느덧 그들을 이해하는 자신과 마주하게 돼.
그리고 마침내 보편적인 삶의 가치와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게 돼.

 

2.
맞아.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그랜 토리노> 얘기야.
미국에서 진정한 보수주의자라고 칭송을 받는 그는 영화에서 ‘보수주의가 지켜야 하는 가치’란 어떤 것인지를 담담하지만, 감동적으로 보여줘.
갑자기 <그랜 토리노>가 생각난 것은 최근 인터넷에서 본 한장의 사진 때문이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중학생들을 보도한 <오마이뉴스>의 기사였어. 기사의 사진에서 학생들은 ‘대한민국 역사 교육은 죽었습니다’란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해. 그런데 느닷없이 어떤 사람이 학생들에게 발길질을 하는 거야.
사진에 얼굴은 나오지 않지만 입은 행색으로 보아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남자였어.
시쳇말로 뚜껑이 열리더라.
이름에 붙은 단어를 부끄럽게 만드는 몇몇 자칭 보수단체들의 수준 이하 행동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건 너무한다 싶더라고…. 발길질을 해도 어느 정도 비슷한 상대에게 해야지…. 손자뻘되는 애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을 걸까. 아니면 요즘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이런 행동을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할만큼 퇴행한 걸까.

 

 

3.
‘진보주의자는 공감을 중시하는 반면 보수주의자는 예의를 중시한다’고 누군가 얘기했어. 진정한 보수는 품격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말 아니겠어.
물론, 지금의 역사교과서 문제가 보수와 진보의 문제냐, 또는 우리나라의 보수가 ‘진짜 보수’냐 라는 물음 앞에 이런 것은 무의미해 지지만 말이야.
요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다보면 솔직히 좀 두려워.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자들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학자 90%가 좌파”라고 아주 쉽게 말할 수 있는 그 자신감이 두려워. 150명 이상의 국회의원을 가진 당의 의원총회에서, 절반 이상의 국민이 반대하는 사안을 일사천리로 당론으로 채택할 수 있는 그 자신감이 두려워.
중학생들을 향한 발길질과 집권세력의 자신감은 한뿌리라는 생각이 들어. 뭘해도 결국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거지.
자유당때 깡패를 동원해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을 백주 대낮에 두들겨 팼다지. 눈앞의 부조리에 대해 귀찮고 불편해 외면하는 사이, 우리는 이미 자유당으로 돌아간 것인지도 모르겠어.

Posted by 조진호

 

 

얼마전 지인들과 한잔 하던중에 지난번 블로그에 썼던 ‘기억에 남는 영화속 죽음들’이 잠시 화제가 됐어.
그들이 하찮은 내 블로그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물론 아니고, 내가 살짝 꺼낸 얘기였지. 당신들이 기억하는 영화속 죽음들은 무엇인가 하고….
그런데 웃기는 건, 영화속 죽음에 대해 잠시 얘기가 오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죽음은 간데 없고 영화속 섹스가 안줏거리가 된거야.
한참을 떠들다가 한 친구가 그러더군. 다음번 글은 ‘기억에 남는 영화속 섹스’에 대해 쓰라고 말이야.
뭐 못할 것도 없다 싶었지. 마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타이밍도 좋고.
그런데 말이야. 글을 쓰려고 보니 그게 그리 쉽지 않더라고. 일단 그런 류의 영화를 본게 많지 않았던지 기억에 남는게 별로 없는거야.
아~ 물론 보기야 많이 봤지. 언젠가 차태현이 TV에서 얘기해 화제가 됐던 <악령의 사춘기>부터, 줄거리 없이 살색만 보이는 비디오까지…. 남들 보는만큼은 봤어.
그렇지만 여기서 말하려는 건 그런거 말고 진짜 영화 아니겠어. 작품성이 중요하다는 얘기지.
또 하나.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영화는 죄다 어릴적 본 것들이란 점이 희한하더라고. 분명 나이들어 본 영화중에도 있을법한데 말이지. 역시 세상 모든 일에는 때가 있나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실비아 크리스텔 주연의 <개인교수>야.
중학교에 갓 입학했던 1980년대 초반, 또래들의 핫이슈였지. ‘텅 빈 집안, 단 둘만 남았으니….’ 길 옆 담벼락에 붙은 영화 포스터의 글귀만 봐도 얼굴이 달아오르던 시절이었어. 유달리 2차 성징이 일찍 발달해 제법 성인 티가 나는 녀석들이 반 마다 1~2명씩은 있기 마련이잖아. 대학생 형의 옷을 훔쳐 입고 영화를 보고 온 녀석들이 ‘썰’을 풀기라도 하면, 교실엔 번뜩이는 수십개의 눈동자와 이따금 터져나오는 한숨 뿐이었어. 뭐가 뭔지도 잘 모르는 놈들이 말이야.

 

본격적으로 살색이 나오는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본것은 <그로잉 업>이었던것 같아.
예전에는 몇년 지난 영화를 두편씩 보여주던 동시상영관이라고 있었잖아? 내 고향도 물론이야.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삼겹살 굽는 냄새가 극장안에 막 퍼져. 영화 끝나고 나와 보면 매표소 누나와 표받는 아저씨, 매점 아줌마가 극장 로비에서 삼겹살을 구어먹던 그런 극장이었어. 알만하지?
<그로잉 업>은 고등학생들의 성을 다룬 코미디 물이야. 임창정 하지원이 나온 <색즉시공>을 떠올리면 되지. 그렇지만 <색즉시공>과 달리 완전한 코미디는 아니었어. 영화 초반이던가, 참기름통에 한달은 들어있다가 나온듯한 뺀질이가 어떤 쭉쭉빵빵한 여자집에서 물건을 옮겨주다가 잼이 든 병을 깨는 장면이 나오지. 그런데 그 쭉빵녀가 잼을 손가락에 가득 묻히더니 느닷없이 뺀질이 입에 스윽~하고 넣는 거야. 쇼킹했지.  <그로잉 업>은 50~60년대 팝이 영화 내내 나오던 것으로도 기억에 남아.

 

진짜 쇼킹은 미키 루크와 킴 베이싱어가 나온 <나인 하프 위크>야.
일일이 열거하는게 의미가 없을 만큼 명장면으로 가득한 ‘명작 중의 명작’이지. ‘앵두’나 ‘딸기’로 대표되는 당시의 한국영화(그때는 방화라고 불렀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비주얼과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에 할리우드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동경과 존경심이 팍팍 샘솟았더랬어.
다시 생각해도 어느것 하나 뺄 것 없는 명장면 들이지만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영화 중간쯤이던가. 미키 루크가 킴 베이싱거 눈을 가리고 이~뻐해주는 장면 있잖아. 아이스크림도 먹였다가, 아주 매운 고추도 먹였다가 하는…. 기가 막히데~, 세상에 저런 것도 있구나 싶었지.
당시엔 미키 루크가 나온 또다른 영화 <와일드 오키드>나 <투문정션> 같은 명작들이 꽤 있었던 것 같아. 스릴러와 접목한 <바늘구멍>이나 <보디히트>도 좋았고 말이야.
그나저나 아까운건 미키 루크야. 그런 미소를 짓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그밖에 <모넬라> <올 레이디 두잇> 같은 틴토 브라스의 영화나 비가스 루나의 <하몽하몽>도 나름 괜찮았어. 또 정사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패트릭 스웨이즈와 데미 무어가 궁극의 백허그를 보여준 <사랑과 영혼>도 기억에 남고. 사이버 섹스를 거의 처음으로 다룬 <론머맨>과 <데몰리션맨>도 빼놓으면 안되지.

 

가장 최근 영화중 기억나는 건 2차대전 당시 스탈린그라드 에서 독일과 소련 스나이퍼가 대결하는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야. 영화 종반쯤에 주드 로와 레이첼 와이즈가 정사를 나누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지. 폐허가 된 시가지에서의 정사를 부감샷으로 잡은 장면, 다들 기억날거야.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아! 하는 감탄사가 봄볕에 꽃봉오리 벌어지듯 터져나왔어. 저런 것이구나...

 

 

그렇지만 말이야.
내 기억속에 가장 또렷하게 남아있는 장면은 <파리 텍사스>의 마지막이야. 우리식으로 ‘거울방’이라고 하면 되나? 트래비스가 거울을 사이에 두고 찾아 헤매던 아내 제인을 만나던 장면말이야. 물론 여기에는 정사신도 없고, <파리 텍사스>는 그런 장르와는 거리가 멀어. 더욱이 이 장면은 아주 슬픈  장면이야.
그런데 나는 이장면이 그렇게 기억에 남아. 뭔가 슬픔이 가득하면서도 에로틱한 분위기가 흘러 넘쳐.
내가 나스타샤 킨스키를 유독 좋아해서 였을까. 지금도 그 분홍 스웨터와 제인의 찰랑대는 금발이 눈에 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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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진호

 

 

뒤늦게 <호빗-다섯 군대 전투>를 봤어.
솔직히 보고싶은 마음이 반, 의무감이 반이었던 것 같아. 2001년부터 시작됐던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마음이 컸다고 봐야지.
사실 내용이야 다 알고 있는 거고, ‘반지 3부작’이 워낙 강렬해서인지 ‘호빗 3부작’은 흥분이 좀 덜하더라고. <뜻밖의 여정>이나 <스마우그의 용>에 이어 이번 <다섯 군대 전투>도 그저 꽤 재미있다는 정도….


그런데 말이야.
영화의 마지막, ‘참나무 방패’ 소린의 죽음은 참 볼만하더라고. 죽음이 볼만하다는 게 맞는 말은 아니지만 그만큼 가슴을 울렸다는 얘기야.
영화는 위대한 지도자였던 소린이 탐욕의 노예가 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탐욕에 눈이 멀어서 목숨을 걸고 자신과 함께 한 동료를 의심하고, 모두를 파멸로 이끈 전쟁까지 불사하지.

그런데 말이야~.
나라고 다르게 행동할까? 남을 비난하기는 쉽지만 막상 많은 것이 주어지게 되면 쉽게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는 쉽지 않을 거야.
세상 모든 잘못이 바로 여기서 시작되지.
생각해보면 반지전쟁도 막판에 탐욕을 이기지 못한 곤도르의 왕 이실두르가 모르도르의 용암속에 반지를 던지지 못해 생긴것 아니겠어. 그뿐이 아니야. ‘반지 운반자’의 운명을 타고 난 프로도도 마지막에 큰 사고를 칠 뻔 했잖아.
그런데 소린은 마지막에 가서 탐욕을 극복하고 죽음을 맞아. 위대한 죽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 요즘 세상이 그래서인지, 아니면 연출력이 뛰어나서인지 그 장면이 오래 남더라고….

그래서였을까.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영화속 인상적인 죽음을 떠올려봤어. 대충 몇가지가 생각나더라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어렸을때 본 <스파르타커스>야. 요새 나온 미드 말고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하고 커크 더글라스가 주연한 영화 말이야. 예전엔 ‘스팔타카스’라고 했던 기억이 나.
영화 마지막, 반란에 실패하고 잡혀 온 노예들 앞에서 크랏수스가 호통을 치지. 스파르타커스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사람은 살려주겠다고. 하지만 노예들은 일제히 일어나 외쳐, ‘내가 스파르타커스다’라고. 그리고 모두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을 맞지.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온 ‘오 캡틴, 나의 캡틴’의 피비린내 버전이랄까. 어릴때 그 장면을 보고 눈물깨나 흘렸더랬어.

 

<브레이브 하트> 윌리암 덜레스의 죽음도 비장했지.
‘자비’를 구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는 잉글랜드 왕의 회유에 ‘자유’라고 외치며 사지가 찢기잖아. 이상하게 영화를 보면서 박종철·김근태가 떠오르더라고. 김근태 선생은 이근안에게 살인적인 고문을 당하는 동안 머리 속에서 이 말을 떠올렸다고 해. 무릎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다….

 

홍콩영화 <소오강호>도 기억에 남아있어.
오랜 친분을 나눠 온 유정풍과 곡양(한 사람은 강시선생이고 또다른 사람은 <천녀유혼>에 나온 도사지 아마…)은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강호에 염증을 느껴 강호를 떠나려하지만 자기 문파에게 배신자로 낙인찍혀 쫒겨 다녀. 결국 자신들을 쫓던 고수와 싸움꿑에 치명상을 입게 되자 배위에 불을 지르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죽어가지.
‘푸른파도에 한바탕 웃는다/도도한 파도는 해안에 물결을 만들고/물결따라 떴다 잠기며 아침을 맞네/푸른 하늘을 보고 웃으며 어지러운 세상사 모두 잊는다/…’

 

<와호장룡>에 나오는 리무바이의 죽음은 조금 느낌이 달라.
푸른여우의 독침에 맞아 쓰러진 리무바이에게 수련이 말하지. 호흡을 아끼라고…. 천하 고수이니 만큼, 내공으로 독을 치유하거나, 적어도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았겠어. 하지만 리무바이는 자신의 남은 호흡을 모아 수련에게 그동안 품어왔던 연모의 마음을 전하고 죽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위해 무림에서의 삶에서 벗어나려던 꿈을 죽어가면서 이룬 셈이야.

 

그렇지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속 죽음은 <블레이드 러너>에 나와.
자신을 해치려던 데커드를 살려준 복제인간(리플리컨트) 로이는 4년으로 제한된 자신의 생명이 끝나가고 있음을 직감해. 그리고는 데커드에게 말하지.
“나는 당신 인간들이 믿지 않을 그런 것들을 봤어. 오리온 자리에서 불에 휩싸인 우주선, 탠 하우저 관문에서는 어둠속에 번뜩이는 C-광선을 보았어. 이 모든 순간들이 시간 속에 묻혀버리겠지. 마치 눈물이 비 속에 묻혀 버리듯이…. 이제 죽을 시간이야.”
로이가 내뱉는 대사와 슬픈 눈빛,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이 반젤리스의 음악과 함께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그리고 보너스….
몇번째인지 모르겠는데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중 하나야. 좀비들에게 둘러싸여 최후를 맞게 된 남자가 트럭 구석에 숨겨둔 마지막 담배 한 개비를 찾아내는 장면, 생각나지? 폭탄을 터뜨리기 직전, 마지막 한 모금을 폐속 깊숙~히 빨아들이던 그 장면 말이야….
아! 갑자기 쓰나미가 밀려오네. 나를 시험에 들지말게 하옵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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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진호

 

 

 

 

1.
한 풀 꺾이기는 했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SF영화 <인터스텔라>의 흥행 돌풍은 정말 대단했어.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뒀다지, 아마…. 지난 11월 초 개봉한 후 한때 예매율이 87%에 이른 적도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관객을 블랙홀처럼 끌어당긴 셈이야.
한 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12편의 1000만 영화가 나왔지만, 전통적 비수기에 개봉해 방학, 연휴 특수도 없이 폭발적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없었다고 해.
수입사 측도 놀라는 눈치야. 놀란 감독의 이름값도 있고 해서 어느 정도 흥행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범주를 넘어선 것이라고 어느 기사에서 소개하더라고.
무엇보다 영화가 어렵잖아? 할리우드산 영화답게 가족간의 사랑을 바탕에 깔고 있기는 하지만 웜홀과 블랙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등 물리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내용들이 영화를 가득 채우는데 솔직히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었어. 여기에 3시간에 가까운 긴 러닝타임도 흥행에 불리한 요소였지.
그래서인지, 북미와 유럽에서는 신통찮은 성적을 거뒀다는 후문이야. 우리보다 훨씬 SF장르에 친화적인 관객들이 많은 동네인데도 말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어려운 영화의 내용이 입소문을 타는 호재가 됐어. 자녀들을 데리고 극장을 찾거나, 두번 세번 보는 관객이 늘면서 한마디로 터진거지. <인터스텔라>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흥행한 데는 한국인 특유의 지적 호기심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더라고.


2.
그런데 이렇게 지적 호기심으로 충만한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 중 전혀 지적이지 않은 것도 있어. 이른바 ’좌파 타령’ ‘종북 몰이’지.
지난 17일 ‘대한민국여성연합’이라는 단체가 ‘마녀사냥 언론 호들갑, 조현아 죽이기 그만하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배포했어. 물론 그 후에 ‘사전 협의 없이 성명이 나갔다’는 등 단체 내부에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논외로 치자고.
흥미로운 부분은 성명서의 내용이야. “반성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못하는 무자비한 사회가 되어선 안 된다”며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태의 책임을 ‘참여연대와 좌파시민단체의 마녀사냥’탓으로 돌리더라고.
뭐,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니 ‘무자비하게 내몰지 말고 반성할 기회를 주자’는 부분은 그럴 수 있다고 봐. 그런데 느닷없는 좌파타령은 뭐냐고! ‘땅콩 회항’사태에서 어떻게 좌파를 생각해 낼 수 있는지, 머리 속을 들여다 보고 싶을 정도야.
하기는, 돌이켜보면 최근에만 해도 광우병 사태, 국정원 선거개입, 세월호 사건 등 종북몰이가 없었던 적은 없었어. 권력에 불리한 국면이 전개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게 ‘좌파타령’ ‘종북타령’이었지.
이번 ‘청와대 비선 국정개입 의혹사건’에서도 역시나야.
우스개 소리로 ‘기승전종북’, 기득권 세력에게는 전가의 보도지.


3.
그런데 어이없는 것은 이게 먹힌다는 거지. 효과가 없었던 적은 보지 못한것 같아.
그런데 말이야. <인터스텔라>와 ‘기승전종북’…. 이게 어울린다고 봐? 지적 호기심으로 충만해 <인터스텔라>를 연구하듯 보는 사람들이 반지성적인 종북몰이에 이토록 쉽게 휩쓸리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냐고?
물론 <인터스텔라>의 열풍을 지적 호기심이 아니라 지적 허영심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기는 해. <인터스텔라>를 안보면 뭔가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탓에 영화를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나…. 실제로 <인터스텔라>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얘기하기 위해 두 세번씩 영화를 봤다는 사람도 있나 보더라고.
그렇지만, 지적 허영심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야.
그렇게 지적으로 보이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리도 쉽게 반지성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냐고. 그것도 케케묵은 종북타령에 말이야.
한국인들의 머릿속에 불랙홀과 웜홀이 있어서 시공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넘나들기라도 하는 것일까!

Posted by 조진호

 

 

1.
기억이 맞다면 동성애를 영화에서 처음 본 것은 <폴리스 아카데미> 1편이었어.
코믹물이었던 만큼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지. 주인공을 괴롭히던 나쁜 녀석 둘이 어쩌다 잘못 들어간 게이바에서 난처한 일을 당하는 설정이야.
물론 그 전에도 막연하게나마 ‘동성애의 존재’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동성애의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다가온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같아.
영화속에서 게이바에 있던 동성애자들은 하나같이 우락부락한데다 쇠사슬 따위를 몸에 감은 패션을 하고 있고, 잘못 들어가 그들에 둘러싸인 녀석들은 (나중에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질색팔색을 하지.
벌써 30여년전 영화속 장면인데도, 요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와 별반 차이가 없어. 한참 후에 나온 영화 <에이스벤추라>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은 아주 처절할 정도로 코믹하게 표현되지.
동성애는 그저 이 정도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스테레오타이핑된 것 같아. 조롱이 아니면 혐오의 대상이야. 범죄, 마약, 에이즈 따위와 결부되는….

 

2.
동성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된 계기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이었어. 알려진 것처럼 그는 동성애자였고 폐렴을 동반한 에이즈 합병증으로 죽었지.(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에이즈 환자중에는 이성애자가 더 많으니 괜한 연결은 짓지마)
완전 쇼크였어. 저렇게 멋진 사람이 동성애자였다니…. 당시에는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 뒤로 엘튼 존, 조지 마이클, 조디 포스터 등등 멀쩡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대단한 사람들이 줄줄이 커밍아웃 하는 것을 보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생각이 좀 달라진 것이 사실이야.
그런데 돌이켜보면 프레디 머큐리도 공식적으로 단 하루만 동성애자로 살았어, 죽기 하루전에야 공식 커밍아웃을 했으니 말이야. 그 대단한 프레디 머큐리도 커밍아웃을 주저할만큼, 동성애에 대한 반감은 서구사회에서도 강했다고 봐야지.
최근에는 애플 CEO 팀 쿡의 커밍아웃이 세계적인 화제가 됐어. 그는 “나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동성애자로 살면서 소수자에 대해 깊이 이해를 할 수 있었고 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지.
흥미로운 것은 세상의 반응이야. 예전 같으면 주가 떨어질 걱정을 먼저 했을 애플이사회는 물론 각계의 지지가 이어졌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용기 있는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준 팀에게 감사한다”고 했고, 피차이 구글 부사장도 “정말 감격스럽다. 이번 일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
세상은 변한것일까. 물론 일부 사회에서 동성간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될 만큼 과거와 달라진 것은 분명해. 하지만 ‘성소수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나섰다’는 팀 쿡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많은 편견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야.

 

3.
팀 쿡 같은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또 달라지겠지만, 여전히 더 많은 사람들은 차별이 두려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을 것이 분명해.
최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를 인정하려다가 제동이 걸린 모양이야. 교황은 바티칸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동성애·이혼을 인정하는 내용의 중간보고서까지 발표했지만, 가톨릭 내 보수 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승인을 받는 데 실패했다고 해.
동성애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그동안 씌워 왔던 ‘죄인’의 굴레를 벗겨줬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국내에서도 요즘 동성애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논란이 있나봐. 보수파 목사들을 중심으로 개신교계의 반대가 심한 것 같더라고.
문득 생각해 봤어,
독실한 신자인 내 어머니를 비롯해 많은 개신교 신자들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잖아? 일제 식민지나 6.25전쟁도 하나님의 뜻이니 수긍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 말 다했지. 그런데 왜 동성애에 대해서는 이렇게 완강할까. 동성애가 존재한다는 것은 동성애 역시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기 때문이고, 하나님 뜻이 궁극적으로 동성애 반대에 있다면 결국 가만히 둬도 동성애는 없어질 것 아닌가….
그래서 말인데, 기독교인이라면 동성애를 탄압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게 더 종교인에 어울리는 모습이 아닐까 해.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사진이 생각나. 동성애자 아들을 둔 아버지가 플래카드를 든 사진이었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렇게 써 있었어.
‘나는 평생동안 수많은 시계를 고쳤습니다. 그렇지만 내 아들은 고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내 아들은 고장난게 아니니까요.’

동성애에 대한 호불호 또는 인정 여부를 떠나, 무엇보다 한 인간이 평생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아니 감추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닌가 싶어. 정말 인간적으로 안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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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진호

 

 

경기도 가평 명지산입니다.

이상이 그랬던가요? 매일 엽서 한장 크기 만큼 가을이 깊어간다고...

 

 

PS. 나중에 들으니 명지산이 UFO가 자주 나타나는 곳으로 유명하다는군요.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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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핑의 즐거움 중 하나는 각종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는 일이다. 주요 이슈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다.
물론 댓글 중에는 의미없는 욕설이나 막무가내로 증오를 부추기는 따위의 허접쓰레기가 적지 않고, 특정한 목적을 갖고 퍼뜨려지는 글들이 여기저기 도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진짜 보석들도 흙 속에 숨어 있다. 짧은 몇 글자로 모든 것을 정리해 주는 그런 댓글들은 저절로 무릎을 탁 하고 치게 만든다. 거기에 유머감각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최근 만난 반짝반짝 빛나는 댓글 몇가지를 소개한다.

 

- 미국 증시 상장으로 초유의 대박을 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35세 때까지 여전히 가난하다면 그건 당신 자신의 탓이다”라는 발언으로 ‘글로벌 밉상’이 됐다. 뒤늦게나마 마윈이 실제로 이같은 뉘앙스의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언론들 도대체 왜 이래!), 당시에 마윈을 향해 쏟아지는 댓글들은 실로 ‘어마무시’했다. 수많은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천박하지 않으면서도 전세계인의 마음을 짧은 한마디에 담아낸 최고의 댓글.
▶“한 대 때리고 싶다”

 

- 미국의 한 경찰서 CCTV에 찍힌 신기한 형체에 대한 기사가 외신에 잠깐 등장했다. 현장의 경찰들이 입을 모아 유령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댓글방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때 등장한 댓글 하나.
▶“쉿! 조심. 귀신이라고 하는 사람들, 유언비어 유포죄로 처벌 받습니다.”

 

- 최근 남녀 경찰관이 공원에서 옷을 벗고 애정 행각을 벌이다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연히 포털 사이트의 댓글방은 폭발 일보직전…. 온갖 상상들이 나래를 펴고 안드로메다까지 날아갈 즈음 모든 상황을 평정한 댓글.
▶“검찰이 앞서가니(전 제주지검장의 스캔들을 의미) 경찰도 분발하는구나~”

 

- 홍콩의 민주화 시위는 우리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음~ 아무래도 때가 때인지라…. 언론들은 연일 시위대나 중국 정부의 동향과 관련한 기사를 쏟아냈다. 이때 등장한 댓글. “서북 어쩌구와 어버이 XX들은 뭐라 할지 궁금하네. 시위하니까 빨갱이 같은데 상대가 빨갱이라니….” 하지만 장원은 따로 있었다.
▶“홍콩 살아있네! 우리는 제시카 (소녀시대) 탈퇴가 최고 이슈인데….”

 

- 단통법 후폭풍이 거센 한 주였다. 보조금 규모가 예상 외로 적은 것으로 확인되자 가입자들의 불만이 불을 뿜었다. 시행 열흘도 안돼 ‘악법 단통법 폐지하라’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정도니 말 다했지…. 정부에 대한 비난이 비등점을 넘고 있는 가운데 핵심을 꿰뚫는 댓글이 등장했다.
▶“통신료를 내리라고 했더니, 단말기 가격을 높이네!”

 

- 하지만 최근 본 댓글 중 최고는 바로 이것! 포스트시즌 들어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우주 최강 에이스’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에 관한 댓글이다. 알려진 것처럼 커쇼는 류현진보다도 한 살 어린 나이에 전설의 투수들과 비교될 만큼 대단한 투수. 우리 나이로 27세에 연봉이 자그마치 300억원이니 말 다했다. 당연히 남자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 그래서일까. 한 누리꾼이 부러움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댓글을 달았다.
▶“커쇼는 남자로서 모든 걸 가졌다. 돈, 명예, 실력, 인품, 착한 와이프…, 같은 남자로서 제발 ‘고추’만은 X라 작기를 간절히 바래본다.”(원문에는 ㅈ이 두번 들어가는 표준어를 썼다. 그 단어이기에 부러운 마음이 더 생생히 전달되는 듯한 것은 혼자만의 느낌일까!)

그러자 거기에 달린 또 다른 댓글.
▶“커숀데 작겄쇼?”

 

누리꾼 만세! 댓글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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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진호

 

 

 

 

춘천 서면 애니메이션박물관에 있는 '툰카페'의 넓은 창으로 바라본 의암호의 가을 풍경입니다.

 

이름이 '봄내'지만 가을의 춘천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시간 날때 한번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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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극작가 드라이만은 우연히 과거 동독 고위 당국자를 만나 묻는다. 왜 그때 반체제 인사였던 자신을 가만히 두었냐고…. 그러자 당국자는 비웃음을 만면에 담고 말한다. 우리가 당신을 그냥 나뒀을것 같아?
집으로 돌아온 드라이만이 찾아낸 것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도청 장치들이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 전, 비밀경찰 비즐러는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그의 애인이자 인기 배우 크리스타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드라이만을 체포할 만한 단서는 찾을 수 없다. 비즐러는 오히려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삶으로 인해 감동받고 사랑을 느끼며 이전의 삶과는 달리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영화 <타인의 삶>은 사회주의 체제 존립을 위해 ‘국민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신념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던 정보국 요원의 반전된 삶을 그려 감동을 주었다.
영화에서처럼 당시 동독은 체제 존립을 위해 10만명의 비밀경찰과 이보다 더많은 끄나풀(스파이)를 동원해 국민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했다. 하지만 자유로운 사회였던 서독과의 체제경쟁에서 패배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은 결국 동독이었다.

 

2.
정부의 인터넷 감시 우려에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 잇따르고 있다.
검찰이 유언비어 단속을 내세우며 인터넷 검열 방침을 발표한 게 주된 이유다.
특히 독일산 메신저앱인 ‘텔레그램’의 인기가 급상승, 국내 시장을 석권해온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텔레그램은 대화상대를 일일히 암호화할 수 있고, 대화 내용이 저장되지도 않으며,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공안당국에게 감시당할 염려가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의 폭발적인 수요 덕분인지 텔레그램은 글로벌 다운로드 순위도 100위권 밖에 있다가 10위권 내로 껑충 뛰어 올랐다. 듣자하니 한국어 서비스도 준비하는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신속하게 SNS 유언비어 단속에 나선 검찰이 엉뚱하게 국내 업체를 궁지로 몰고 외국 업체를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파문이 커지자 검찰은 “카카오톡 같은 SNS는 사적 공간인 만큼 고소·고발이 들어오지 않는 한 검색하거나 수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공안당국의 사이버 감시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구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사이버 망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
새로 시작된 SBS의 사극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이 화제다.
드라마의 소재는 재탕, 삼탕에 더 이상 우려낼 것도 없을듯 싶은 영조-사도세자의 얘기. 하지만 참신한 기획과 연기자들의 호연이 더해져 단 2회만에 월화극 시청률 1위에 올랐을만큼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세책’을 둘러싼 사도세자와 조정 신료들의 대립 장면. (세책이란 일정한 돈을 받고 책을 빌려 주는 것 또는 그 책을 말하는 것으로, 초창기의 한글 소설은 주로 부녀자들이 책방에서 세책으로 많이 보았다.)
조정의 단속과 엄벌에도 민간의 세책 유통이 끊이지 않고, 오히려 번성하자 저잣거리의 실태를 둘러 본 사도세자가 신료들을 모아놓고 선언한다.
“세책은 물론 민간의 출판과 유통 모두 허하겠소!”
“아이되옵니다~. 이 모든 것들이 혹세무민하는 잡서 아니옵니까?”
“무민이 아니라 낙민(樂民)…, 백성들을 즐겁게 하니 잡서가 아니라 양서지요.”
“역심을 부추기는 내용이 태반이옵니다.”
“그래서 홍길동전 읽은 백성들이 역도로 돌변하기라도 한답니까?”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요.”
“가능한 일이라면, 이 나라가 틀린겁니다! 정사를 대체 어찌 하였기에 백성들이 고작 이야기책 하나 읽고 역도로 돌변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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